간직곳(자료실)

토박이말바라기의 간직곳(자료실)입니다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8-가지고 있는 어떤...

 

엊그제 내리는 비를 두고 여름을 재촉하는 비라고 했었는데 어제 또 비가 내리더구나. 어떤 사람은 오란비(장마)가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도 하더라만 그건 아닌 것 같고. 비가 그치면 내 말대로 여름 못지 않게 더울 거라고 하는 기별이 들리는 것을 보면 말이야.

 

어제 앞낮까지는 문을 닫아 놓으면 더워서 열라고 했었는데 뒤낮에는 밖에 나가니 팔이 시린 느낌이 올 만큼 날씨가 서늘하지 뭐니.  바람막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해 봤지만 쓸모가 없더라. 너희들은 어떻게 떨지 않고 잘 보냈겠지?

슬라이드1.JPG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가지고 있는 어떤 재주든 부려라. 노래를 가장 잘하는 새들만 지저귀면 숲은 너무도 고요하고 쓸쓸할 것이다."야. 이 말은 미국의 영문학 교수였던 헨리 반 다이크 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사람들은 저마다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됨됨도 다 다르 듯이 가지고 있는 재주도 다 다르기 마련이지. 어떤 사람은 제 재주를 일찍부터 알아서 잘 갈고 닦은 끝에 널리 이름을 남기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야말로 남다른 재주를 타고 났으면서도 그것을 몰라서 부려 보지도 못한 채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도 하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렇게 남다르고 뛰어난 재주만 재주가 아니라는 것이지. 노래를 잘한다는 것도 다른 사람과 견주어서 더 잘하는 것도 좋지만 저만의 빛깔을 가진 것도 재주라고 봐.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도 있는 그대로를 똑같이 그리는 것만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빛깔이 있게 그리는 것도 잘하는 것이고 그게 그 사람의 재주라는 거지.  난 우리 아들, 딸이 그런 굳은 믿음을 가지고 어떤 재주든 자꾸 부렸으면 하는 바람이야.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고 나를 가장 사랑해 주어야 할 사람도 나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해.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이어줄 때 '어떤 재주든지 사용하라', '숲은 너무도 적막할 것이다'와 같이 '사용하다'와 '적막하다'를 썼더구나. 하지만 '재주부리다'는 말도 있고 '부리다'는 말이 더 알맞은 말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썼고 '적막하다'가 '고요하고 쓸쓸하다'는 뜻이라서 좀 풀어서 썼어. 내가 보기에는 뜻을 드러내고 알아차리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너희들이 보기에는 어떤지 모르겠구나.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 있음을 고마워 하면서 멋지게 보냈으면 해.

 

4354해 들여름달 스무하루 닷날(2021년 5월 21일 금요일) 바람 바람


글이름 글쓴이 날짜
토박이말 놀배움감 바라기 2020.06.24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보름 겨 쓿다 모자라다 치다 젖 file 바라기 2021.06.01
[토박이말 찾기 놀이]1-8 file 바라기 2021.05.31
[노래에서 길을 찾다]10-얼마나 좋을까 file 바라기 2021.05.28
[토박이말 살리기]'죽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file 바라기 2021.05.27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9-쉬운 일을 어려운 일처럼... file 바라기 2021.05.26
[토박이말 살리기]1-48 던적스럽다 file 바라기 2021.05.25
[토박이말 살리기]1-47 더덜뭇하다 file 바라기 2021.05.24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8-가지고 있는 어떤 ... file 바라기 2021.05.21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입맛 나흘 물알 푸성귀 모이 file 바라기 2021.05.20
[토박이말 살리기]1-46 더넘이 file 바라기 2021.05.18
[토박이말 찾기 놀이]1-7 file 바라기 2021.05.17
[노래에서 길을 찾다]9-장미 file 바라기 2021.05.14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7-이제 그대가 무얼... file 바라기 2021.05.13
['빨래'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file 바라기 2021.05.12
[토박이말 살리기]1-45 달램수 file 바라기 2021.05.11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살갗 붇다 힘살 file 바라기 2021.05.04
[토박이말 살리기]1-43 다붓하다 file 바라기 2021.05.03
[들여름달(5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file 바라기 2021.04.30
[토박이말 살리기]1-42 다떠위다 file 바라기 2021.04.29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5-뜨거운 마음이 없는 사람은... file 바라기 2021.04.28